국제 이주 관련 통계📈는 통계 수집 및 분석 역량이 천차만별이어서 다루기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데이터 수집·분석 역량이 지방, 국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실증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마련을 위해서 정확하고 세분화된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중요하다는 국제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주 글로벌 컴팩트 - 목표 1). 세계 난민의 날 이틀 전에 유엔난민기구가 공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소개합니다. 각국의 정부, NGO, 유엔난민기구 지역사무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제출한 데이터를 유엔통계위원회의 안내에 따라 조화시키고 분석한 결과물이랍니다. 동 보고서에는 2020년 1월 -12월 기간 동안 발생한 강제이주에 대해 세분화된 데이터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이 국제 난민보호에 미친 악영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에요. 

주목할 만한 데이터를 살펴볼까요? 첫 번째로 전체 동향을 보면, 2020년 말 기준 8,24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강제이주 중이었고, 이는 2019년 보다 4% 증가한 수치라고 해요. 세계적으로 강제이주민(displaced) 수가 9년 째 연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네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쟁, 폭력사태, 박해, 심각한 인권침해가 여전히 사람들을 피난길로 밀어낸다는 증거겠죠. 강제이주자 중 50% 이상이 자국 내 다른 지역으로 피신한 국내실향민🚶‍♂️인데 230만 명 이상 증가했어요. 주로 에티오피아🇪🇹, 수단🇸🇩, 사헬 지역 국가들, 모잠비크🇲🇿, 예멘🇾🇪, 아프가니스탄🇦🇫, 콜롬비아🇨🇴에서 일어난 위기 상황 때문이네요. 국경을 건넌 사람들 중에는 캠프 난민⛺처럼 유엔난민기구가 보호하고 있는 난민이 26만4천 명에 달했고, 난민 신청 후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난민신청자가 약 410만이었어요. 

두 번째는 코로나로 인해 난민 동향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살펴볼게요. 먼저 난민 신청 건수가 크게 감소했어요. 각국 정부에 2020년 새로 난민 신청 건으로 등록된 것이 110만 건인데 2019년에 비해 40% 이상 대폭 감소⤵️한 거예요. 2020년 코로나19 상황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160개 이상의 국가가 국경을 닫았고, 99개국이 보호를 찾아 도착한 난민들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해요. 국경 봉쇄와 국내 이동 제한으로 인해 난민문제의 영구적 해결책인 자발적 귀환과 제3국으로의 재정착의 길도 막혔었네요. 귀환은 25만 천명으로 최근 30년 동안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마찬가지로 이전 해보다 69% 감소한 34,400명의 난민만이 재정착의 기회를 얻었는데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랍니다. 

챙겨 봐야하는 세부 데이터는 아동👭인데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 동안 난민으로 태어난 아동이 거의 1백만 명이라는 통계가 나왔어요. 이렇게 태어나보니 난민 상황인 아동에게는 공식적으로 출생등록이 되어 인간으로 존재함을 인정받는 게 중요한데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의 세부목표 16.9에는 2030년까지 모두에게 출생등록을 포함한 법적 정체성을 부여할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어요. 전 세계 5세 이하 아동 4명 중 1명이 출생신고가 안 되어 있어요. 동 보고서는 난민아동에게 출생등록이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며 이는 각국 정부가 난민아동을 자국의 출생등록제도 대상에서 배제하고 데이터 작성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한편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면서도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해요. 국경에서의 의료 검사, 건강 진단서, 도착 후 임시 자가 격리, 간소화된 등록 절차, 원격 인터뷰 등의 방법들이 사용된다고 해요.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다 읽고 덮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어야 할 텐데요. 이런 좋은 예시(good practice)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인 ‘재난’💥이라고 불리는데요. 재난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사람들은 재난 상황에서의 구성원 간의 갈등이 심해진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러한 통념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바로 레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재난 상황에서 훨씬 더 나은 행동(협력 및 이타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위기 사회에서 시민들이 자원봉사, 숙소 제공, 나눔 등을 하면서 공동체의 연대가 강화되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때 ‘엘리트 패닉’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데요. 이것은 인간 본성의 야만성, 무질서, 폭력, 약탈, 범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권력이 민중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엘리트 계급이 통제를 강화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의 역할, 연대, 외상 후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뉴욕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Qingwen Xu 교수는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베트남 난민 공동체가 어떻게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보여줬는지를 분석합니다. 당시 베트남 난민 공동체는 재난을 경험했음에도 난민으로서 경험한 회복탄력성📈을 기반으로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모여 살면서 구성된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 내외부의 네트워크, 각종 풀뿌리 단체들의 역할 등이 특히 재난 이후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베트남계 난민들이 공유하는  모국어, 종교적 신념, 자급자족에 대한 집합적 사고 등이 있었고요. 이 논문은 이들이 가진 ‘난민’으로서의 피난 경험과 ‘아시아인의 문화’가 특별한 자산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끝을 맺습니다. 현재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국내외의 난민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공동체의 역할과 난민들이 가진 강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해서 이 연구📑를 추천드립니다. 자세히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타고 가주세요!  

난민을 다룬 영화 중 SF영화🎬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 다룰 영화는 2018년 칸영화제 공식초청작이었던 <주피터스 문>인데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리안은 시리아 난민이며, 하늘을 나는 초능력🦸‍♂️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등장인물은 난민 수용소에 근무하는 부패한 의사👨‍⚕️로, 아리안의 능력을 돈벌이에 이용하고자 하죠. 아리안은 밀입국 과정에서 아버지와 생이별을 하게 되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초능력을 사용하는 장면이 그려지는데요. 이 영화에서 ‘하늘을 나는 것’은 부유하는 난민의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이 있습니다. 또한 경찰에게 쫓기는 난민을 그리는 등 유럽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지만, 초능력이 등장하기 때문에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아리안은 하늘을 나는 능력으로 아버지와 재회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이 영화는 SF적 요소🌌로서 서두에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를 언급합니다. 이 위성은 지구와 유사한 바다가 있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행성으로 논의되고 있어요. 아직은 다른 행성으로 갈 수 없는 2021년 현재, 우리는 지구상에서 국경을 사이에 두고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난민 수용에 대한 논의를 오랫동안 경험해온 유럽의 분위기를 SF를 곁들여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주피터스 문>🎬을 추천할게요. 유튜브에서 1200원에 대여/구매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