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충북 진천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생활 모습 사진📷이 보도되었어요. 망원렌즈를 통해 10대 소녀가 우는 모습, 빨래를 너는 여성들의 모습, 베란다에 나와 노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찍혔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동의를 받지 않고 촬영 및 이용되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어요. 특히 신원이 노출되어 대상자와 그 가족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우려되었습니다. 호기심에 기반하여 대상을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던 것은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있었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사진을 촬영 및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어떤 기준이 마련되어 있을까요? UNHCR의 <언론인을 위한 난민 보도 가이드라인>과 EU의 <이주민과 미디어: 언론인을 위한 핸드북>,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권보도준칙>을 함께 살펴보아요🧐.

UNHCR과 EU의 가이드 모두에서는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를 강조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 및 유포 시에는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하죠. 미성년자나 아동의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하고요. 특히 UNHCR 가이드라인에서는 난민신청 지위로 인해 부당한 차별과 적개심이 나타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고, EU 핸드북에서는 사진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확산, 장기 보관될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언론인을 위한 이주 보도 핸드북>에서도 다뤄지듯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가 혹여 개인의 권리, 피사체와 그 가족이 겪을 위험,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 강화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고려되어야 해요🤔.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의 '인격권' 장에 따르면 공인이 아닌 개인의 얼굴, 성명, 신상정보다 병명 등 사생활에 속하는 상황을 공개할 때 동의를 받아야 해요. 아울러 '이주민과 외국인 인권' 장에서 말했듯 이주민을 한국의 관점이나 기준으로 평가해 구경거리로 만들거나 동정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묘사하는 걸 지양해야 해요.

난민 사진 보도에 대한 해외의 단체는 어떤 논의를 하고 있을까요?. 옥스퍼드출판에 기반을 둔 Forced Migration Review 매거진의 두 편집자 인터뷰🎤에서 사진 사용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요. 우선 여기에서도 동의의 문제를 고민해요.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동의였을지 질문합니다. 사진이 불러올 수 있는 다양한 파급효과를 충분히 예상하고 인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과정에서 혹시 사진사, 대상, 그리고 그 사진을 이용하는 기관 사이의 권력계가 작용하진 않았을까요? 이러한 동의의 문제와 파급효과로 인한 우려 등으로, 2011년부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진에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요. 또한 사진을 선택할 때에도 고정관념을 담은 이미지를 넘어선,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사진이 뭘지 고심한다고 합니다.

사진이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 만큼 촬영과 사용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격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난민을 포함한 모두의 인격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함께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9월 29일,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일명 ‘새우꺾기’ 자세로 4시간 이상 독방에 구금된 모로코 국적 난민신청자 A씨의 영상이📼 공개되었어요. 새우꺾기는 손과 발을 뒤로 묶어 수갑을 채운 후 손발을 포승줄로 연결해, 사지가 꺾이고 등이 굽혀진 채로 고정시키는 불법 고문행위입니다.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박스테이프와 케이블 타이를 사용하여 머리 보호장비를 고정한 모습 또한 영상에 담겨 있습니다. 

‘외국인 보호소’는 강제 출국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미등록 외국인을 일시 수용하는 법무부 산하 기관🏢입니다. 강제퇴거를 위한 외국인 보호기간은 10일이고 최장 20일을 넘을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즉각적인 송환이 어려운 때에는 송환이 가능할 때까지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할 수 있어요(출입국 관리법 제 63조 제 1항). 구금에 가까운 장기 보호 사유에는 강제퇴거명령취소소송, 난민신청 및 불인정취소소송, 임금체불, 귀국 시 피해발생 우려 등이 있습니다. 특히 난민신청자가 외국인 보호소로 가게 되면 난민 지위 신청에 대한 모든 심사 절차를 거치는 동안 보호소에 장기간🕢 머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피해자 A씨는 2017년 한국에 와 난민신청을 했으나, 난민신청자로서의 체류자격 연장 신청을 놓쳐 강제 퇴거 대상이 되었어요.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A씨의 평소 언행을 언급하며 ‘자해를 막기 위해’, ‘난동을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라는 이유를 들었는데요. 이에 시민 단체들은 ‘이런 취급을 받을 만했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법무부의 입장을 비판하며, 어떤 이유로든 ‘이런 취급을 받을 만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국제 피구금자처우준칙📑에서는 ‘구금시설의 징벌(규율 목적을 위한)에 관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피구금자가 고문이나 기타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우 내지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임을 명시하고 있어요.

외국인보호소에서는 2019년에도 특별계호실(징벌방, 독방) 격리보호조치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이집트인 B씨에게 수갑, 머리보호대, 발목수갑을 채우고, 물리력을 행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2020년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사안에서의 인권침해를 인정하고 정책권고 결정을 내렸지요. 하지만 권고가 내려진 지 1년 남짓이 지난 현재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었지요. 또다시 국가 인권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외국인보호소가 인권침해가 이루어지는 구금시설로 전락하지 않도록 시민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개입을 디자인할 때의 과제는 난민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확대하고 그들이 마주하는 장벽과 사회문화적 맥락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난민들의 요구와 피드백을 들으며, 난민과 함께 협력하여 일하는 것은 필수적이에요.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난민들의 정신 건강 지원을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