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나즈 레카비 선수 (출처: AFP)

지난 10월 10~16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했던 이란인 여성 엘나즈 레카비씨의 소식이 전해졌어요. 레카비씨는 출전했던 16일 경기 직후 밤부터 지인들과의 연락이 끊겼고,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출국 예정일보다 이틀 빠르게 이란행 비행기✈에 탄 것이 밝혀지며 강제 귀국에 대한 의혹을 받았어요. 이후 레카비씨는 10월 18일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만든 우려에 대해 사과드리"며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팀과 함께 이란과 함께 돌아간다"고 글을 남겼어요. 그러나 그녀가 자유 의사에 따라 이 글을 올린 것인지는 의심스러워요.🤔 과거 비슷하게 히잡을 쓰지 않고 해외 대회에 출전한 다른 이란 여성 선수들 또한 정부으로부터 비슷한 해명과 사과의 압박을 받았다는 적이 있거든요. 2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여자 체스 선수권 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모습이 담긴 이란인 국제 체스 심판인 쇼레 바야트가 당국으로부터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영국에 망명 신청한 경우도 있었어요. 

엘나즈 레카비 선수는 대회 참여 한달 전쯤부터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하겠다고 결심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9월 13일 마흐사 아마니라는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혐의로 체포된 후 의문스럽게 사망한 후 이란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 저항과 관련된 듯 합니다. 녹색운동 이후 13년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사태가 커졌는데요. 시위 초기, 주로 여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아마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 엄격한 히잡 착용법 폐지,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도덕 경찰제 폐지를 요구했어요. 이후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남성, 학생 등 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시위대의 요구 또한 독재타도와 인권보장 등으로 넓어졌어요. 👉‘여성, 삶, 자유’👈를 구호로 여성들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행진하고, 시민들은 자유를 외치고 있어요. 

2021년 이란에서 2만 575명이 다른 국가에서 난민으로 보호를 신청했는데요. 현재 이란 당국이 아마니 사건을 보도한 여성 기자들을 포함 언론인들을 체포하고, 반정부 시위자 2천 명에 대해 공개 재판을 예고하며 강력한 진압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인권단체 추정 최소 201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이란 난민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겠습니다.

지난달 18일, 성 정체성에 대한 박해를 근거로 트랜스젠더🏳️‍🌈의 난민 지위를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트랜스젠더가 본국에서 박해 받았다는 점을 난민 사유로 인정한 🙌🏻첫 법원 판결🙌🏻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데요.

사건의 당사자인 난민 A씨는, 형법과 이슬람 관습법에 따라 동성애를 금지하는 본국 🇲🇾말레이시아에서 트랜스젠더로서 살아가며 받는 박해를 피해 한국에 온 난민신청자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3월 15일 행정법원은 A씨의 난민 신청을 거부하고 ‘난민 불인정 처분’❌을 내렸지요. 이에 대한 항소심이었던 이번 재판에서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A씨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이번 판결과 관련 있는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의 해석 지침📑(이하 ‘지침’) 중, 국제적 보호에 관한 지침 제9호 ‘성적 지향 또는 성 정체성에 근거한 난민 신청’을 톺아보면요. ‘지침’에서는 성적 지향 또는 성 정체성을 절대 포기하거나 숨기도록 강요 받아서는 안 되는 정체성의 핵심 요소라고 규정하면서,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사회에서 박해받기 쉬운 위치에 있음을 인정하고 있어요. 누군가 성적 지향 또는 성 정체성을 이유로 고문, 박해, 기타 비인도적인 대우나 처벌에 노출될 수 있다는 근거 있는 두려움을 직면할 우려💥가 있을 경우, 그 사람을 해당 국가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지요. 법원은 A씨의 본국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권침해가 분명히 자행되고 있다는 점과, 실제로 A씨가 신분에 안 맞는 여성의 복장을 입었다는 이유로 본국에서 체포되어 벌금형과 구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A씨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박해에 노출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낄 근거가 충분하다고 인정한 거예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몇 가지 남아 있어요.🔍🤔 먼저, 형사판결문이라는 공식적 증거를 소지하고 있었던 A씨의 경우와 달리, 사실 대부분의 난민들은 급히 피신해야 했거나 공적인 물증이 남지 않는 박해를 받은 탓에 박해를 받았다는 공식적 증거📋를 제시하기가 어려워요. 난민협약과 난민법에서 규정하는 박해는 국가정황보고서를 통해 충분히 확인됨에도 박해에 대한 공식적 증거를 가진 난민에 한해서만 난민인정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요. 또, 과거 우리 대법원은 성소수자 난민의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과거 박해 경험이 있는지’와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을 숨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는데요. 난민협약에서 규정하는 난민 인정의 조건은 ‘과거의 박해 경험’❌이 아니라 ‘미래에 박해 받을 위험에 대한 공포’⭕️라는 점, 그리고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숨기거나 ‘억제’하면 박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는 그 자체가 인권침해적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위험을 피해 한국을 찾아오는 성소수자 난민들이 원칙에 기반한 심사를 제대로 받을 수 있기를, 또 이곳에서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영화 <안티고네>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국제이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다가오는 11월 30일-12월 1일 양일 간 인도적 지원 사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에서의 휴먼 트래피킹 방지 워크숍(Workshop on Integrating Counter-Trafficking in Humanitarian Response)>을 개최합니다.

지난 12월 웨비나를 통해 휴먼 트래피킹 방지에 대해 소개해주셨던 IOM 이라크의 보호 코디네이터가 IOM 아프가니스탄의 재난 코디네이터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대면으로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강의 및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인도적 지원에서의 휴먼 트래피킹 방지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이와 관련된 실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하네요!

인도적 지원 실무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개최되는 이번 워크숍에 인도적 지원, 국제협력 분야 관련 전공자와 국제기구 및 관련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 IOM 한국대표부 재난상황시 휴먼 트래피킹 방지 웨비나 카드뉴스 링크:

https://www.instagram.com/p/CXasyyfPCfH/?utm_source=ig_web_copy_link

💜 웨비나에서 소개된 휴먼 트래피킹 관련 유튜브 영상
1) MTV Human Trafficking PSA: https://youtu.be/A-UX_EwQcy8
2) Trafficking in persons : Christian's testimony: https://youtu.be/fk3CokSD6z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