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출입국 관리와 난민 지위 인정에 관해 다루는 법(Immigration Control and Refugee Recognition Act, 이하 ‘입관법’)의 개정안이 일본 국회🇯🇵에 상정되자 일본 시민사회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입관법 개정안은 2021년 2월에도 발의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스리랑카🇱🇰 출신 위스마 라트나야케가 나고야 출입국재류관리청의 수용 시설에서 구금 중의 비인도적 처우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때이고,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강력히 개정에 반대❌하면서 폐안되었지요. 이번에 발의된 법안도 이전 폐안된 법안과 내용이 거의 일치해 논란이 되고 있어요.

긴키변호사협회 연합회에 따르면, 입관법 개정안은 다음의 문제가 있어요. 1️⃣첫째, 3회 이상 난민 지위 인정을 신청한 자를 원칙적으로 강제 송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비호를 신청한 난민을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국가로 강제 추방하거나 귀환시켜서는 안 된다는 난민협약상 강제송환금지원칙을 중대히 위반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예요. 2️⃣둘째, 퇴거강제명령서를 발부 받은 자에게 퇴거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 형사처벌하는 제도를 신설하고 있어요. 퇴거강제명령서가 발부되었음에도 출국하지 않는 사람들은 귀국하면 생명의 위협에 노출되거나 일본에 가족이 있는 등 본국에 갈 수 없는 사정이 있기도 해요. 그런데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형사처벌하겠다는 것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3️⃣셋째, 입관법 개정안은 장기’수감’(구금) 문제 해결을 위해 신체구속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감리조치 제도를 신설하고 있는데요. 이때 감리조치가 마땅한 기준 없이 입관(‘입국관리소’의 준말, 한국의 출입국관리소)의 재량판단에 달려 있어 문제가 있어요. 4️⃣넷째, 보완적 보호 제도(complementary protection)를 신설하고 있어요. 보완적 보호 제도(한국의 인도적 체류 지위)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는 않은 이가 일본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요. 사실 이미 존재하던 “인도주의적 사유로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특별 허가(special permission to remain in Japan on humanitarian grounds)” 규정을 대체하는 것이라 보호 대상자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요. 오히려 일본만의 별도의 규정을 둠으로써, 국제표준을 준수하지 않게 되고, 보완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좁은 정의를 채택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즉, 입관법 개정을 통해 보호 범위가 넓어지지도 않은 거예요.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참상이 널리 알려진 국가들 출신의 난민 신청자 역시 정책적 지원과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을 만큼 일본의 난민 제도 운영은 매우 열악한데요😢. 이번 입관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이들이 추방되거나 처벌까지 받을 위험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소조항이 담긴 입관법 개정안에 일본 시민사회가 강력히 저항 중입니다. 아래의 연대 서명에 함께해주세요.

지난 17일, 러시아🇷🇺와 태국🇹🇭의 병역거부자들/난민들과 연대하는 집회가 있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발해 태국대사관까지 행진하며 “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러시아 징집거부 난민의 난민지위 인정”을 외친📢 자리에 MAP도 함께하였어요. 어떤 이유로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게된 것일까요❓

태국의 징병제도🪖에 관해 알고 계신가요❓ 태국은 군 병력을 자원병으로 우선 충당하고, 지원자가 부족한 경우 나머지 병력을 제비뽑기로 보충합니다. 즉, 추첨 징병제를 시행하는데요. 추첨에서 검은 공[ใบดำ, 바이담]을 뽑으면 면제고, 빨간 공[ใบแดง, 바이댕]을 뽑으면 군에 입대해 2년간 복무하여야 해요. 한편 징집에서 면제받기 위해서는 고등학생 때에 3년 동안 매주 1번 4~5시간씩 국토방위 훈련인 ‘러 더(ร.ด)’를 이수하여야 합니다. 70~80%의 태국 남자 고등학생들이 추첨에 불려가지 않기 위해 군사교육을 선택해요. 그런데 ‘러 더’ 과정은 군사훈련뿐 아니라 역사·무기에 대한 이론 학습📚, 국가·종교·국왕에 대한 사랑이라는 ‘정신교육’🧠까지 병행하도록 되어 있어요. 군면제를 미끼로 시민들을 길들이고 체제를 합리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있는 이유입니다.

한국에 방문해 17일 집회에 함께 참여한 네티윗 초티파이산은 18번째 생일이던 2014년 9월, 태국에서 최초로 병역 거부❌를 선언하였어요. 선언문✍️에서 그는 “군은 민족주의와 군에 대한 존경심을 조장하기 위해 교과서마저 통제”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를 거부할 권리, 전쟁과 징병을 반대하고 평화와 비폭력를 선택할 권리를 갖는다고 단언합니다. 태국의 군은 1974년 민간 정부를 전복한 이래 군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려하고 프로파간다 교육을 했지만, 이제 공개적으로 군부를 비판하고 군주제에 반대🙅‍♀️🙅하는 태국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2020년에는 태국의 10·20대가 방콕 랏차담넌 거리로 나와 민주화 활동가 탄압 중지, 군부 중심 의회 해산, 새 헌법 제정과 법치를 요구했었지요. 올해 5월 14일 태국 총선🗳️에서는 왕실모독제 폐지와 같은 개혁적인 공약을 내세운 진보 정당 전진당(MFP)을 비롯해 민주 진영 야권 주요 2개 정당이 과반의 하원의석을 확보하기도 하였습니다. 5월 17일 용산구 태국대사관 앞, 네티윗의 발언🎤을 소개합니다. 

“역사적으로 일어난 많은 투쟁에서 평화는 계속해서 승리하였습니다. 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역시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제가 그것을 선언한 한 명의 당사자이고 많은 이들이 동조할 것이기에, 가능해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불공정하고,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를 거부하여야 합니다. 그간 걸어온 길이 길고, 앞으로 가야할 길도 멀지만, 결국 승리할 겁니다.”

이날의 집회는 난민 심사 자격조차도 얻지 못한채 사실상 구금된 러시아 난민과 연대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36호에서 한국 입국이 거부되고 있는 러시아 병역거부자의 상황을 알리고😔, 연대 방법🤝을 소개하였지요. 러시아 병역거부자들이 입국한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거와 외출을 제한받고 있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이종찬 변호사는 연대 발언에서 러시아 난민신청자가 출국대기실에서 머무는 동안 약 200명의 러시아인들이 입국을 거부당해 제3국으로✈️ 가는걸 목격👀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반전시위 조직과 이에 참여하는 행동, 공개적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행동, 그리고 전쟁을 지지하지 않거나, 징집을 피해 탈출하거나, 병역거부자를 돕는 모든 행동은 전쟁을 반대🕊️하는 시민의 저항 방식✌️입니다. 편향 교육으로 학생들을 복종적으로 만들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국🇹🇭 정부. 침략 전쟁을 계속하려는 러시아🇷🇺의 푸틴. 일관적으로 러시아 병역거부자를 난민인정심사에 불회부하거나 불회부결정 취소소송에 항소하며, 병역거부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한국🇰🇷 정부. 이들에 맞서 저항하는 러시아와 태국의 병역거부자들/난민들의 침략을 거부할 용기, 평화를 향한 희망🌺을 지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