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스드 22호) 벨라루스, 면접조서조작, 따옴표와이음표, 시

2021. 12. 16.

Displaced Newsletter Vol. 22 (12월 3주차)

디스플레이스드 뉴스레터는 난민인권NGO 아 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활동가들이 난민이슈를 더 쉽게 알리고자 격주로 발간하고 있어요.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주변에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벨라루스_국경지역 #EU #난민의_외교적_무기화

🌎 국제이슈 톺아보기

벨라루스🇧🇾는 EU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리트비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예요. 이곳에 올해 1~2만 명의 난민이 모여들었다고 해요. 국경 지역 임시 난민 캠프는 철거됐지만, 11월 말 기준 약 4~5천 명의 이주민이 벨라루스 땅에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왜 벨라루스 국경지역으로 모여든 걸까요? 이 과정에서 어떤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EU🇪🇺는 벨라루스가 이번 국경지역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합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8월 치뤄진 부정선거와 올해 6월 반정부세력 탄압을 이유로 EU의 제재🚫를 받았는데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루카셴코 정권이 이주민과 난민 입국을 추동하고 이들을 EU국경으로 밀어넣은 것으로 EU는 보고 있어요. 벨라루스 정부는 편도 항공권만 있어도 관광 비자를 발행해주는 방식으로 입국 문턱을 낮췄고,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아프리카 국가로부터 이주 행렬이 시작됐어요🚶‍♀️🚶‍♂️. 항공기✈️를 통해 수도 민스크에 도착한 사람들은 국경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벨라루스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군사를 배치했어요.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올해 33,000번, 10월에만 17,000번의 국경을 넘는 시도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런 시도는 가로막혔을 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도 별도의 심사를 받지 못하고 벨라루스로 돌려보내졌다고 해요.

NATO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의 전략 때문에 이주민들의 생명이 위험해졌다고 지적했어요. 민스크로 돌아가는 길도, EU국으로 넘어가는 길도 막힌 상황에서 국경 지방에 갇혔기 때문이에요. 특히 11월 8일 수천 명이 폴란드 국경 쿠즈니차로 몰려들면서 문제가 심해졌습니다. 난민들이 머물던 부르즈기-쿠즈니차 인근 숲🌳의 상황은 열악했어요. 구호활동가와 언론인의 접근이 막혀서🚫, 난민들은 혹한에 떨고, 식수와 식량, 의료서비스는 부족했죠. 확인된 것만 13명이 사망했어요. 이런 절박한 상황은 지난달 16일 부르즈키-쿠즈니카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난민과 폴란드 경찰 사이에 충돌로 이어졌어요. 일부 난민이 돌과 물건을 던지며 저항하자 경찰은 물대포와 섬광탄으로 맞대응 했어요. 지난 달 18일 국경 지대에 있던 난민들 중 2,000명은 현재 국경 인근 창고를 개조한 임시 보호소로 이동했대요. 431명의 이라크 난민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EU행을 포기하고 항공기에 오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해요. 그러나 여전히 벨라루스에는 4~5천 여명의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렇게 벨라루스와 EU 국가들이 책임을 미루는 와중 난민에 대한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박해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난민을 돌려보내지 않도록 하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의 준수 여부가 의심스럽고, 모든 이주민의 입국을 막는 것은 난민 협약에 따른 망명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주민의 고통을 무기로 이용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난민면접조서조작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승소

📁 우리나라 이슈 톺아보기

4년 전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던 ‘난민 면접조서 조작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난민심사 조작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무삽 씨는 2018년 9월에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요. 3년 2개월의 재판 끝에 법무부와 조사관, 통역가를 상태로 면접조서 조작의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12월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면접조서 조작으로 인한 난민 불인정 결정으로 받지 못한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등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어요.

난민들은 박해를 피해 긴급하게 본국을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상황 전체를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따라서 난민면접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살피는 절차는 난민신청 심사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정입니다.

난민 면접조서 조작 사건 당시, 무삽 씨의 난민인정신청서에는 ‘난민인정 신청 사유는 정치적 의견이며, 국가안보 기관으로부터 강제 실종의 위협을 받아 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난민 면접조서를📃 살펴보면, ‘본국에 돌아가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없습니다’라는 대답이 적혀 있습니다. 이 외에도 귀국 시기에 대한 질문에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면 귀국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히는 등 피고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난민 면접에서 필수적으로 물어봤어야 할 내용들이 생략된 채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되었고, 면접조서에서 진술이 왜곡되어 절차적 위법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박해 관련 사항에 대해 깊이 조사하고, 충실한 면담이 이루어져야 하며, 난민신청자가 진술한 바가 정확하게 통역되어야 하고, 그 진술 내용이 왜곡 또는 조작 없이 정확하게 기재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었어요. 이 판결을 기점으로 한 사람의 삶의 안전과 법적 존재 지위를 결정하는 난민신청 과정에서 국가가 갖는 책임의 무게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실감되기를 기대합니다.

#따옴표_와(&)_이음표 #난민의_재난대응경험 #설문조사

📖 연구 톺아보기

디스플레이스드 여러 호에 걸쳐 MAP이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난민 생활변화 및 재난 대응 경험에 관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MAP은 코로나19가 난민의 삶을 어떻게 관통하고 있는지, 난민이 재난 극복을 위해 어떤 대응을 했는지 살피기 위해 2021년 7월 26일부터 11월 19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어요. 한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의 난민(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 난민인정자, 귀화한 난민 및 그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총131개의 응답이 유효응답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질적 자료 수집을 위해 2021년 8월 22일부터 11월 16일에 걸쳐 성인 난민 2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경험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해 관련 내용을 카드뉴스로 펴내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크게 사회인구학적 정보, 정보접근성,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 주거, 생계, 고용/노동, 출입국/난민지위심사, 차별과 배제 경험, 참여에 관한 35개 질문📑을 담았습니다. 총 28개 국적의 응답자들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설문으로 배포된 9개 언어권별(러시아어, 미얀마어(버마어), 미얀마어(카렌어), 벵갈어, 우르두어, 아랍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로 고른 참여를 보였어요. 여성(62명, 47.33%)과 남성(67명, 51.15%)의 응답 수도 거의 비슷하게 집계되었습니다. 응답자의 체류자격은 ‘난민신청자(G-1-5)’(48명, 36.64%), ‘인도적체류자(G-1-6) 및 인도적체류자의 가족(G-1-12)’(30명, 22.90%), ‘난민인정자(F-2)’(27명, 20.61%), ‘기타’ 순서였습니다.

정보접근성 카테고리🔰에서는 과반의 응답자가 출입국관리 및 행정상의 변화(80.92%),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경제지원 정책(78.62%), 아동 돌봄 및 교육지원 정책(64.12%), 난민지위심사(58.02%), 백신접종가능 여부 및 시기(51.14%), 정부방역체계 및 정책(50.38%)와 같은 주요 정책 및 행정 정보에 접근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정보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언어장벽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과반 수 이상 공무원의 정책 및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공공기관의 안내시스템 부재을 원인으로 대답했어요. MAP이 카드뉴스로 발행한 인터뷰에서도 중국 국적의 한 난민인정자는 “정부나 여러 기관들이 난민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것 때문에 난민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정보접근성 이외의 다른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상황 속 난민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내년 1월호에서 다른 부문들의 분석결과와 난민의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할게요🧐

#포에트리슬램 #기후위기 #에미 마흐무드

🎬 컬쳐 with 디스플레이스드

ⓒUNHCR

포에트리 슬램(Poetry Slam)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포에트리 슬램은 시이면서 랩 슬램이고 기존의 시낭송과 다른 매혹적이고 청자의 심장을 박동시키는 현대 시낭송이에요. 슬램 시인 중에 에미 마흐무드(Emi Mahmoud)를 소개합니다. 2015년 세계 포에트리 슬램 개인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유명해진 수단계 미국인 슬램 시인이에요. 2018년 난민캠프에서 열린 최초의 TEDx 행사에서 개막 공연을 한 후에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위촉되기도 했습니다.

난민이기도 한 에미 마흐무드는 최근 아랍어로 ‘우리의 땅’을 의미하는 신작 시 ‘디 발라드나(Di Baladna)’를 발표했는데요. 이 시는 그녀가 방글라데시, 카메룬, 요르단 내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살고 있는 난민들과 대담을 갖고 나서 지었다고 해요.

에미 마흐무드의 시 ‘디 발라드나(Di Baladna)’는 초입에 ‘어머니인 대지’의 관점을 취하며 지구🌍가 견뎌야 했던 피해와 결과적으로 인류가 받은 부정적인 영향을 그려냅니다. 그리고 1인칭 시점으로의 전환을 통해 난민들에게 미치는 기후 변화의 파괴적인 영향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요.

에미 마흐무드가 “11살 때 나는 눈앞에서 이웃의 집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 우리 나라는 이미 혼란에 갇혀 버렸는데 이제 지구 역시 우리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라고 낭송하는 대목에서 청자는 그녀의 언어에 실린 절박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에미 마흐무드의 시는 동시에 희망을 보여줘요. UNHCR에서 공개한 영상 버전에서 그녀는 요르단의 난민 캠프를 거닐며🚶 자원 부족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이 어떻게 기후위기에 적응하고 공동체에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줍니다. ‘디 발라드나’는 일상이 된 기휘위기의 결과를 깨닫게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하고 가장 크게 영향받는 사람들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이 시적인 선언 낭독을 꼭 감상해 보세요🙌. .

#폭력피해_이주여성 #학대피해_이주아동 #법률지원 #집담회

📢 행사 홍보

‘폭력피해 이주여성, 학대피해 이주아동 법률지원 집담회’가 열립니다🙌.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에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어요. 이번 행사에서는 ‘이주배경을 가진 이들이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어떤 피해를 입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법률적 조력이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해요. 평소 폭력피해 이주여성과 학대피해 이주아동에 관심을 두고 계셨던 독자님들의 참여를 권해드립니다☺

- 일시: 12월 17일(금) 오후 4시~6시

- 장소: 온라인

#외국인보호시설 #인권침해 #토론회

📢 행사 홍보

‘외국인 보호시설 내 인권침해현황과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립니다🙌. 이수진 국회의원, 대한변호사협회, 유엔난민기구, 난민인권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2월 21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에 온라인으로 개최되어요. 먼저 ‘외국인보호시설 내 처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호장비 사용 및 특별계호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적법절차원칙에 비추어 본 외국인보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주제발표가 이루어진 후 토론과 질의응답이 있을 예정이에요. 관심있는 독자님께서는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