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스드 21호) 아프간난민, 감사, 섬이없는지도, 집담회

2021. 11. 25.

Displaced Newsletter Vol. 21 (11월 4주차)

디스플레이스드 뉴스레터는 난민인권NGO 아 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활동가들이 난민이슈를 더 쉽게 알리고자 격주로 발간하고 있어요.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주변에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간_난민 #아시아태평양 #APRRN

🌎 국제이슈 톺아보기

20호에서 다루었던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기억하시나요❔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탈레반 집권으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어요. 지난주 아프가니스탄 유엔 특사는 국제사회가 “버림받은 심정인” 아프간 사람들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현재 약 60%의 아프가니스탄 인구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겨울이 오면 식량 위기는 악화될 거예요. 유엔은 올해 말까지 아프간을 탈출하는 난민이 50만 명에 이를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프간 난민 상황에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처럼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아프간 난민 이동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있어요. 난민들을 임시 수용하다가 미국, 유럽으로 재정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어요. 이 배경에는 국내정치적 상황 이외에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아프간 난민 유입을 막으려는 러시아의 외교적 입김이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지난 9월 동남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캄보디아와 함께 필리핀은 동남아 국가 중 난민협약 서명국이죠. 한국이나 일본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각 정부에서 일한 소수의 아프간인만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어요.

이런 사태를 두고 아시아 태평양 난민 권익 네트워크(APRRN)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APRRN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28개국 20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이 모여있죠. APRRN은 아프간 국내 실향민과 난민들을 보호할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면서 성명서에 아프간 난민과 비호 신청자들을 받아들인 국가들에게 이러한 권고를 하였습니다.

국경 개방과 자원 제공을 통해서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고, 존엄하고 안전한 난민 수용을 보장하라
체류자격과 상관 없이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추방을 중단하라
아프간인 장기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

수십만의 아프간인이 강제이주될 위기에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일된 전략이 부재하죠. 아시아 45개국 중 20개국만이 1951년 난민협약/1967년 프로토콜에 서명했습니다. 또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와는 달리 지역에서 공동으로 시행할 아시아-태평양 인권 협정📜이 없어요. 그래서 APRRN의 성명서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민사회 성명서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이런 요구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각국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난민협약 체약국부터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프간난민 #정부합동지원단 #거주비자

📁 우리나라 이슈 톺아보기

디스플레이스드 16호에서 한국 정부가 아프간 재건사업에 참여했던 아프간인 377명을 ‘특별기여자’ 자격으로 입국시켰다는 이슈를 다뤘었죠. 아프간인과 그 가족🇦🇫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합동지원단’이 출범했고, 아프간인들에게 난민 인정자와 같은 체류자격인 거주(F-2)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는 업데이트 소식🗞을 전합니다.

이달 초 아프간인과 그 가족을 지원하는 정부 합동지원단이 출범하였어요. 지원단은 한국 사회 이해 교육, 기초법질서 교육, 국내생활 안내와 같이 사회 적응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에요, 또 국내 교육기관 진학, 취업, 의료 등 정착🏠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는 역할도 맡게 됩니다.

아울러 지난달 말부터는 해외 현지에 있는 한국 정부나 그 관계기관에서 근무하거나 협력한 이들에게 거주(F-2)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었어요. 거주(F-2) 비자는 난민 인정자가 받는 비자 유형과 동일한데요. 1회 부여 시 5년까지 체류할 수 있고, 취업 활동이나 자녀의 취학 등에도 제한이 없어요. 난민인정자가 3년 체류 자격을 받는 것에 비하면 좀 더 안정적인 정착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배은망덕한_난민 #난민과_감사 #태도

📖 연구 톺아보기

“이곳에 와서 정말 감사하겠군요”

여러분은 난민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나요❔ 이번 호에선 난민에게 기대되는 감사🙏에 대해 분석한 나예리(Nayeri)의 책과 누엔(Nguyen)의 연구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① 나예리(Dina Nayeri), <📖배은망덕한 난민(The Ungrateful refugee)>

저자는 8살 때 어머니, 남동생과 이란을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했어요. 이후 성장하여 난민들이 고개 숙이고 감사를 표하길 기대하는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저자는 “여기 와서 정말 감사하겠구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요. 또한 자기 얼굴과도 같은 기존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이주한 국가가 더 낫고 자신은 무척 운이 좋은 사람임을 표현하라는 무언의 요구를 받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난민으로서 허락받은 공간에 감사해야 한다는 기대와 계속해서 씨름해야 함을 깨달아요.

또한, 자신과 같은 난민을 받아들이면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 질문하는 선주민들을 만나요. 난민은 늘 선량한 시민이어야 할까요? 난민 수용이 이득임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할까요? 질문하며 저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한 사람의 삶은 결코 나쁜 투자가 아니다. 문 앞에 채권자도 없고, 갚아야 할 빚도 없다. 남은 인생, 창작해야 할 이야기들, 지저분하고 탐욕스럽고 평범한 날들, 낭비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을 뿐이다.”

쉼터와 음식도 중요하지만, 사랑과 존엄 역시 절실한 가치예요. 저자는 이 점을 강조하며 선주민들이 새로 당도한 사람들(Newcomer)의 마음을 생각해보길 권유합니다.

② 누엔(Vinh Nguyen), <📄난민과 감사함(Refugee Gratitude: Narrating Success and Intersubjectivity in Kim Thúy’s Ru)>

“대학 부교수로 굉장히 안락한 삶을 살고 있고 있는 현재의 나와 해변에 놓여 있는 한 인간의 몸을 구분하는 선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가늘다.

저자 누엔은 현재 캐나다 워털루 대학 부교수이고, 1975년과 1995년 사이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떠난 3백만 난민 중 한 명입니다. 누엔은 ‘난민이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고 여기고, 선주민들은 그 말을 듣고 싶어 한다’라는 미시적인 수준을 넘어 이것이 갖는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연구했어요. 그의 질문은 “국가는 어떻게 이러한 감정들을 통해 건설되고 있는가❔”입니다.

우선, 국가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줘요. 가령 이민자들이 성공한 사례는 캐나다의 국가 정체성이 되고, 해당국이 타자에 대한 연민이 있는 나라라는 증거로 쓰입니다. 또한, 전쟁을 정당화하는 담론에 활용되기도 해요. 특히 베트남 전쟁 시 미국으로 망명한 동남아 난민들의 감사를 이용해서 전쟁의 정당성을 증명했던 사례를 예로 들고 이러한 현상을 경계합니다. 끝으로 저자는 감사를 강조하면 씁쓸함, 원망,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에 대한 여지를 남기지 못한다는 점을 짚어요.

두 저술은 난민에게 기대되는 혹은 강요되는 감사를 다루고 있어요. 우리 또한 시혜적인 마음으로 난민들이 고마워하길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태도, 관계 맺기가 난민의 존엄과 사회통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보고 싶은 분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섬이없는지도 #편지 #우정

🎬 컬쳐 with 디스플레이스드

“(......) 영화로 기록해 보고 싶었다. 사건으로 남거나 구호로 외쳐지기 전, 그 자리에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교류, 관계 그리고 상호작용 같은 것 말이다”

<섬이 없는 지도>는 개발로 황폐해지는 제주도를 지키는 사람들과 제주에 온 예멘 난민 야스민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에요. 야스민🧕과 김성은 감독🎥은 ‘희망의 학교’가 주최한 ‘예멘 여성과 제주 여성의 차 마시는 모임’에서 처음 만나, 카메라 사용법을 배우고 제주에서 일상을 기록했어요. “사람이 머물고 떠나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현실”에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야스민과 공동 작업🤝을 시작한 감독의 기획은 야스민이 제주를 떠나며 무산돼요.

영화는 그녀가 육지로 떠나면서 카메라에 남긴 작별 편지💌에서 출발해요. 감독은 편지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해야 한다고 믿는 토박이, 이방인, 환경운동가 등에게 전달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든 ‘풍경’과 ‘지도’를 카메라에 담았어요. “편지를 받은 사람이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 감정보다는 감각에 초점을 맞춰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해요.

영화는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11월 28일, 29일, 12월 2일에 상영될 예정이에요. 자세한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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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옴표와이음표 #코로나19_재난대응 #배제와_참여

📢 행사 홍보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가 주최하는 집담회를 소개합니다. 코로나19는 취약계층에게 더 큰 아픔😢으로 작용했지요. 저희 단체에서는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재난 속 난민의 배제 경험과 능동적인 사회참여 경험에 관한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이번 집담회에서 그 결과를 공유하려 해요. 아울러 난민, 난민지원단체, 지역사회 활동가분들을 모셔 코로나19 재난 대응 경험을 폭넓게 살피고, 난민과 함께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행사는 2021년 11월 30일 15시부터 17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난민 분야의 코로나19 재난 대응 상황을 톺아보고 싶으신 분들, 난민을 포함한 재난대응 역량 강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사전등록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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