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무부 장관과 르완다 외무부 장관(출처: 연합뉴스)

지난호에서 🇬🇧🇷🇼영국-르완다 간 난민 이송 합의(이하 ‘MoU’)를 비롯한 영국의 난민정책을 살펴보았는데요. 오늘은 이 합의가 남기는 의문점들🤔에 대해 유럽 난민 및 망명자 위원회(European Council on Refugees and Exiles, ECRE)가 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 팩트체크를 해볼게요❗️

1️⃣ 영국은 왜 하필 르완다로 비호 신청자들을 보내며, 르완다는 왜 영국의 반(反) 난민정책에 협조하나요? 

🅰️ 우선, 두 나라는 정치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르완다는 과거 식민제국 영국의 지배를 받지 않았음에도 영연방(Commonwealth)에 가입했고, 가입 당시 영어를 자국어와 동등하게 쓰이는 공용어로 추가했을 정도로 영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죠. 한편 르완다는 협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개발 지원 명목의 💷1억2천만 파운드(한화 약 1890억 원)와 망명 신청 처리를 위한 자금을 받아요. 돈도 돈이지만 르완다가 인권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비호 신청자들을 받아들인다고 분석하는 르완다 국내 인사들도 있고요.

2️⃣ 르완다 인권 상황이 어떤데요?

🅰️ 영국-르완다 양국간 난민 이송 합의가 큰 논란이 되는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르완다의 인권 상황인데요. 우선 르완다는 2017년 🇮🇱이스라엘로부터 난민을 수용했던 당시에 정책을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실현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비호 신청자들이 안전을 찾아 다시 유럽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게 되는 등 난민 수용과 관련해 잡음이 많아요.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언론을 강력히 통제📺하고 정부 요원을 보내 해외에 있는 반(反)체제 인사들을 납치하거나 살해😵한다는 점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고요. 르완다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라고 칭찬하며, 영국에서 올 비호 신청자들이 머물 숙소라며 수영장🏊🏼‍♀️까지 갖춘 리조트 호텔 사진들을 공개한 영국 보리스 총리 역시 지난해 1월만 해도 르완다의 인권 유린과 언론 자유 침해를 문제 삼았었어요. 게다가 MoU 10.4항은 르완다는 영국에서 온 비호 신청자들을 다른 나라로 추방할 수 있다고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답니다. 

3️⃣ 르완다로 보내지는 비호 신청자들은 영국 외부에서 절차를 밟을 뿐 영국 난민의 지위를 받게 되는 건가요?

🅰️ 아니요. 이건 영국의 망명 신청에 대한 "외부 처리"가 아니에요. 강제이송된 사람들은 르완다의 망명 시스템에서 신청서를 처리하게 됩니다. (MoU 9.1.1항) 즉, 난민 지위를 받으면 영국이 아닌 🇷🇼르완다의 보호를 받는 난민이 되는 거예요.

4️⃣ 르완다에서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 일단 영국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어요. 르완다에서 난민으로 인정되거나 다른 보호 지위를 받거나(10.2항) 체류 허가를 받은 경우(10.3.1항) 르완다에 머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국도 르완다도 아닌 다른 나라에 망명 신청을 다시 해야 합니다.

5️⃣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지금은 지난호에서 알려드렸듯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의해 정책에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양국은 여전히 열의를 내비치고 있어요. 하지만 MoU는 국제 협정이 아닌 ‘양해 각서’입니다. 국제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다는 뜻이죠. 뿐만 아니라 이 합의 자체에 대해 국제인권법, 국제난민법 등 법적 문제가 따를 가능성이 높아서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여요.

톺아보면 톺아볼수록, 영국과 르완다 간의 난민이송은 2차 강제이주를 낳고 아프리카 개발독재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폐단이 따르네요. 난민 글로벌 콤팩트를 채택하고 국제난민보호를 위한 부국과 빈곤국, 개발도상국간의 책임 분담과 협력을 논할 때 이런 정치적 거래를 기대했던 아닐 텐데요. 난민 보호란 명분으로 이루어지는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따져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일상 속에서 난민을 만난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오늘날 우리 곁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난민인정자의 수는 이제 어느덧 1,194명(2022.4 기준)에 달합니다. 난민법에 따르면 이들은 분명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으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어야 할 텐데요. 과연 정말로 그럴까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난민인정자들의 삶을 조명한 CPBC 기획보도📑 <대한난민 정착기>를 소개합니다. 🙌

보도에서는 먼저 난민 4인의 이야기를 통해 난민들의 노동환경을 보여주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 온 난민들은 대부분 전국의 공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실제로 2018년 한국난민인권연구회의 연구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난민인정자의 상당수가 F-2비자(난민인정자에게 부여되는 거주비자)를 받게 된 후에도 난민 신청자였을 때처럼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요하는 생산제조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본국에서 고학력, 전문직종에 종사했던 사람이더라도요. 이는 국가 차원의 취업 정보공유와 소개, 직업 훈련이 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사실상 쉽지 않게 되어 있어 난민인정자 대부분이 지인이나 브로커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 보니 난민은 본국에서의 경험을 살린 취업은 고사하고 사회보험 미가입, 임금체불 등 부당한 대우 속에서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에요.😢

취업과 더불어, 한국 정착 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일 텐데요. 보도는 난민인정자를 포함한 이민자 대상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과정인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KIIP)에 참여하는 데 있어 난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지적합니다. 외국어 지원조차 되지 않는 사이트로 온라인 신청해야만 들을 수 있을뿐더러, 적극적으로 홍보가 되지 않아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는 난민이 많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법무부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이민자 조기적응 프로그램’은 교육 대상자에서 아예 난민을 제외하고 있어요.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생활정보와 기초법을 어떤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배우도록 하고, 어떤 외국인은 배울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하는 데에는 어떤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우리는 난민과 이웃이 될 수 있을까요? <대한난민 정착기> 세 번째 챕터에서 던지는 질문인데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난민인정자들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첨부한 링크를 통해 <대한난민 정착기> 기획보도를 일독해보시길 권합니다!👍

CPBC | 대한난민 정착기: 난민 인정, 그 후

1. [대한난민 정착기] ① 난민 인정, 그 후···밥벌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2. [대한난민 정착기] ② 주경야독 한국어 공부···일부 난민 '교육 기회' 부족
3. [대한난민 정착기] ③ 편견 지우고 이웃이 되려면
4. [대한난민 정착기] 난민, 두꺼운 편견의 벽 허무니 우리와 똑같은 이웃이자 친구

<대한난민 정착기> 4부 Youtube: 두 개의 진실과 하나의 거짓

❓ 한국 난민인정자의 삶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베나지르를 위한 세 개의 노래'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